"또, 올린다고"…고용주들 한숨 '푹푹'
"근본적인 경제 대책 없이 최저임금만 올리다니…." 가주 최저임금 인상 합의 소식에 대한 LA한인타운 한 음식점 주인의 말이다. 가주 의회와 노동조합은 최근 합의를 통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오는 2022년까지 15달러로 올리기로 했고, 제리 브라운 주지사도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최저임금 인상안 6년 계획안을 발표했다. 주 의회는 이번 주 안으로 이같은 '6년 계획안'을 통과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예전만 못한 데, 종업원 최저임금을 계속해서 올려야 하니 고용주들로서도 버겁다는 반응이다. 이미 가주의 시간당 최저임금도 올해 1월 1일부터 10달러로 올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오는 2017년 시급은 10.50달러, 2018년에는 11달러까지 오른다. 이후에도 매년 1달러씩 인상돼 2022년에는 15달러가 적용된다. 종업원이 25인 이하 업체는 1년씩 유예기간이 적용돼 2023년에 15달러가 된다. LA시와 롤랜드하이츠, 마리나델레이, 발렌시아, 알타데나, 몬트로즈, 유니버설시티, 스티븐슨랜치 등 LA카운티 직할구역(unincorporated area)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10.5달러로 인상하기로 결정된 상태이기도 하다. LA카운티에는 약 150개의 직할구역이 있다. LA시나 카운티도 종업원이 25인 이하 업체는 가주 정책과 마찬가지로 1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표 참조> 이 같은 시·카운티·주의 잇따른 시간당 최저임금 릴레이 인상에 한인 업주들은 심리적인 위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는 '언제 또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감돈다. 가주을 떠나야 하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또한, 하루가 멀다하고 여기저기서 최저임금을 올리니 헷갈리는 업주들도 적지 않다. 귀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소위 먹고살기 바쁜데 챙겨야할 것이 많아지는 것이다. 특히, 한인 업체들이 밀집한 LA다운타운 자바시장과 타운 음식점 등은 심리적 요소 외 경제적으로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 인상은 당장 고용주의 지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직원 30여 명을 보유한 한 의류도매업체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고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 같다. 오버타임 종업원의 시급은 이미 15달러다. 5~6년 후의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불경기의 연속인데 걱정이 태산이다"라며 "가주는 대부분 친종업원 쪽으로 비즈니스하기 정말 어려운 곳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발전을 위한 최선책은 아닐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가주는 최저임금뿐만 아니라 기타 노동법 역시 수시로 바뀐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바뀌는 법에 늘 예의주시해 법적 분쟁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또, 최저임금에 팁(tip)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고용주와는 달리 종업원들은 임금 인상 소식이 반갑다. 하지만, 마음 한쪽엔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고용주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일자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고용주의 경제적 부담은 곧 제품 가격이나 음식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인타운의 적잖은 식당들이 올 초부터 음식값을 적게는 25센트에서 많게는 1달러씩 올렸다. 특히, 최저임금 혜택과 상관없는 일반 기업 직장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한 30대 소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벌써 실생활에 반영되고 있다. 음식점에 가보면 대부분 가격이 조금씩 올랐다. 이제는 순두부찌개도 10달러 시대"라며 "최저임금이 계속 오를수록 오름폭은 커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층에겐 혜택일 수 있다. 반면, 기존에 최저임금 수준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는 일반인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우 기자